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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음의 준비 다른 부서에 부탁할 일이 있어서 회의를 요청했다. 나와 오래 함께 일해온 친한 수석 한 명과 3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실무자 한 명이 같이 나왔다. 요즘은 직급이 사라졌기 때문에 서로의 직급이나 나이를 추정할 수 있는 유일한 지표는 얼굴 뿐이다. 그나마 다들 마스크를 쓰고 있기 때문에 반은 보이지 않는다. 나와 친한 그 수석은 최근까지 파트장을 하다가 올해 초 내려놓고 그 부서로 이동한 것이기 때문에 처음 만난 그 실무자가 업무적으로는 고참이고 의사결정도 그 친구가 하는 것처럼 보였다. 희의는 화기애애하게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. 자꾸만 안되는 이유를 대기 시작했고, 쉽게 해줄 수 없다는 듯 얘기를 했다. 마치 네이버에 협조를 요청하러 간 중소기업 직원같은 느낌이 이런 것.. 2022. 8. 30.
꿈에도 견적이 있다. https://youtu.be/Djt0x7C1d4c 최근에 김경일 교수의 유튜브 강연을 재있게 봤다. 위시리스트(Wish List)를 그냥 적어보라고 하면 실현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양심상 잘 적어지지가 않는데 복권을 사면 놀랍게도 술술 적혀 나간다고 한다. 만약 가족들에게 복권을 사주고 당첨되면 뭐할거냐고 묻는다면 생전 처음 들어보는 가족의 소원을 듣게 될 것이라 했다. 재밌게 보긴 했지만 한편 어릴적 나에 대한 기억이 떠올라 짠했다. 어릴적 나는 우리집이 가난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다지 갖고 싶은 것도 없었고 가보고 싶은 곳도 없었다. 그저 지금보다 형편이 좀 나아졌으면 했고 친구들을 집에 데려오기에 부끄럽지만 않았으면 했다. 대학에 가고 성인이 되어보니 나는 당연히 친구들보다 안목도 좁았다. 좋은.. 2022. 8. 30.
찌라시가 돌다. 몇일 전 지인들의 카톡에 찌라시가 하나 돌았다. 회사의 부회장이 곧 회장으로 진급하면서 대규모의 인력 조정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었다. (물론 회사는 사실무근이라고 했다.) 가슴이 서늘했지만 한편 우리 사업부가 주 타겟이 아니라는 점에 안도했다. 누군가는 이 찌라시를 보고 올 것이 왔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. 이런 찌라시를 보고 서늘함과 안도감을 느낀 내가 약간 비굴하게도 느껴졌다. 서울 자가에 대기업 부장님도 여전히 월급의 노예였던 것이다. 찌라시는 잠시 잊고 지냈던 현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 주었다. 일의 의미 따위, 워라밸 따위는 차가운 현실에 부딪히면 사치에 불과해지는 것이었다.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이러한 현실은 모두에게 똑같다는 것이다. 조금 더 상황이 나은 사람이야 있겠지만, 대부.. 2022. 8. 28.
The One Thing, 원씽은 파랑새다.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 하나에 집중하는 것이다. 그런데 그게 뭔가? 그건 당신이 찾아야하는 것이다. 책을 읽는 내내 몰입이 안되었던 이유는 나에게는 그 단 하나가 없기 때문이었다. 작가는 단 하나에 몰입해야하는 이유를 300페이지에 걸쳐 적고 있는데,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단 한가지를 찾지 못한 채 글을 읽고 있으니 시간 낭비처럼 느껴졌다. 유튜브를 보고 책을 사 보았는데 추천한 신사임당, 자청의 책 광고에 낚였나 싶었다. 낚였다기 보다는 아마 그들은 단 하나가 있었겠지.. 자청의 역행자에 나오는 7단계중 2번째가 정체성 만들기이다. 어떤 일에 몰입하는 그 순간 만큼은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그 역할에 몰입한다는 것이다. 어쩌면 나는 (MBTI의) N타입 답게 "단 하나"를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고.. 2022. 8. 28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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